님, 콜드브루 공장으로 함께 가요. 곤란할 정도로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핸디엄은 콜드브루 생산계의 숨은 강자다. 요기요에서
주문할 수 있는 로우키 커피에서 시작해 유명 커피 브랜드인 펠*, 헬까*, 프*츠, 나*사*로 등의 유명 커피 브랜드가 핸디엄의 설비로 콜드브루
커피를 만든다. 이들보다 덜 특색 있어도 훨씬 규모가 큰 대기업 역시 핸디엄에게 위탁 생산을 맡긴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는 스타 곁의 히트곡 프로듀서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가보니 실제로 그럴 만했다. 이들의 모든 것이 너무 매끄러웠기 때문이었다.
➡ 이제 위생복과 에어샤워도 익숙하다.
핸디엄 공장은 서울에서 1시간 반쯤 떨어진 여주에
있다. 성남 공장과 제천 공장을 거쳐 여주에 자리 잡았다. 여주는 핸디엄 커피의 생산과 출하에 모두 적합한 입지였다. 서울에서 너무 가까우면 땅값이 비싸고, 너무 멀어지면 제품 출하나 커뮤니케이션이 고될
수도 있으니까. 이론적으로는
어디에 있어도 되는 작금의 4차 산업혁명 기업과는 달리 현실 세계의 제조업에는 변수가 많다. 핸디엄은 내내 내실에 충실했다. 핸디엄 공장이 비밀 시설은 아닐텐데 건물 입구에까지
입간판도 없었다. 건물 앞에서
풍기는 진한 커피 냄새를 느끼고서야 커피 공장임을 알았다. 반면 모든 것이 높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었다. 사람들도 친절했다. 방진복을 입은 현장
근로자마저 처음 보는 우리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공장 건물도 깨끗했다. 보통 깨끗한 게 아니었다.
HACCP 인증에 맞추어 생산설비와 살균시설까지 완비했다. 핸디엄은 2018년 공장을 여주로 이전할 때부터 HACCP 인증 기준에 맞춰 공장 구조를
짰다. 커피 제조업은 HACCP 필수가 아닌데도.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나중에 들어보고 일단은 커피 만드는 과정을 따라갔다. ![]() ![]() 하이테크 콜드브루 핸디엄 공장을 쉽게 말하면 '콜드브루 커피 공장'이다. 영어권에서는 콜드브루보다 워터 드립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말 그대로
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물로 커피를 추출하는 대량 생산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조금 낯설고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핸디엄의 핵심 역량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니 잘 들어주길
바란다). 침출식과 점적식. 침출식은 물에 커피 가루를 담가 놓는다. 점적식은 우리가 핸드 드립을 하듯 융 위로 뿌려진
커피에 물을 떨어뜨린다. 침출식은 구조가 간단하고 커피가 많이 나오는 대신 잡스러운 맛이 음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점적식은 한결 섬세한 맛을 내는 대신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 양이냐 질이냐, 사장님을 햄릿으로 만드는 문제 앞에서 핸디엄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핸디엄은 난제를 기술로 돌파했다. 품질이 좋은 점적식 대량생산방식을 개선했다. 커피 위로 물이 뿌려지는 메커니즘을 향상시켜
시간당 생산량을 높였다. 물에 압력을 더하는 별도 장치까지 개발해서, 에스프레소 음료의 대량 생산화도 기술적으로 가능토록 했다(이 기계는 정말 비밀이라 원고에는 묘사해도 사진으로는
찍지 못했다. 약간 한약
달이는 기계 비슷하게 생겼다). 워터 드립 대량생산 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이건 말 그대로 핸디엄의 투자 연구 성과다. 티가 나지 않는 조용한 하이테크. 핸디엄은 이게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지 설명하는 데는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 공장 바깥 세상에는 이것보다 훨씬 보잘것없는 걸 팝콘처럼 튀겨 파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대신 핸디엄은 조용히 성과를 낸다. 성과는 수치로 드러난다. 이들은 조용한 하이테크 여주 공장에서 2020년에만 60톤의 원두를 써서 약 40만 리터의 콜드브루 커피를 생산했다. '40만 리터'라는 게 잘 와닿지 않는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핸디엄이 자사 커피 음료를 마실 때 권장하는
콜드브루 원액:물 비율은
1:3이다. 그 비율에 따라서 40만 리터의 원액으로 커피를 만들고 스타벅스 톨
사이즈 컵에 담으면 450만 7천 잔이 나온다. 2020년 기준 부산과 울산 인구 모두에게 한
잔씩 돌려도 조금 남는다. 2021년에는 2020년보다
최대 2배에 이르는 양을
생산할 듯하다고 한다. 코비드-19로 인해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매출이 크게 늘고, 차가운 커피를 좋아하는 한국 시장의 특성 등이 맞물린 결과다. 세상에 클린 섹시는 없는데 이건 행운이 아니다. 핸디엄이 열심히 준비한 결과다. 이들이 HACCP 인증을 취득한 건 이들이 훌륭해서이기도
하지만 불가피한 이유도 있었다. 뉴스에 잇따라 보도된 콜드브루 위생 논란이었다. 콜드브루는 구조적으로 조금만 부주의하면 금방 균이 번식하는 구조다. 핸디엄은 두 가지 해결책을 고안했다. 하나는 HACCP 인증 등으로 생산 품질 자체를 아주 높인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다. 핸디엄은
이미 몇 번씩 유튜브나 블로거 등에게 공장을 공개했다. 이날 우리를 안내해 준 핸디엄 박규일 팀장님은 생산 인력이 아닌 마케팅 팀인데도 생산공정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데다 설명까지 아주 잘 하셨다. 잘 될 만한 곳이다 싶었다. 그래도 비즈니스의 숙제는 남는다. 위생은 중요하다.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위생은 매력이 아니다. '더티 섹시'는 있어도 '클린 섹시'란 말은 없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핸디엄의 커피가 이렇게 면밀히 만들어지지만, 동시에 사람들에게 그만큼의 인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들의 현실이다. 매력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그걸 갖는가.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어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가. 위생과 품질을
거머쥔 핸디엄의 다음 숙제다. 이들도 나름의 고민을 지속하고 있다. 예산을 투입해 한남동오거리 인도대사관 근처에 아주 좋은 카페 겸 커피 쇼룸인 언더 프레셔를 만들기도 했다. 나도 가본 적이 있다. 좋은 카페였다.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그게 커피 브랜드의 쇼룸
역할을 하는 카페일지는 몰랐다. 일단 핸디엄은 물오른 생산 역량을 활용해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유명 카페 브랜드의 콜드브루를 위탁생산하는 것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유명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핸디엄 공장에서 콜드브루를 생산한다. 패션으로 치면 브랜드가 되기엔 조금 약하지만
최상급 공방의 역량은 갖춘 셈이다. ![]() ![]() 맛의 품위 핸디엄은 이날 취재에서 브랜드가 된다는 것의 고민을
말해주었다. 셀프 브랜딩
시대에 이건 핸디엄만의 고민이 아니기도 하다.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종교 지도자처럼 "오늘부터 내가 브랜드다"라고 외치면 브랜드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 그렇게 간단한 일이 어디 있겠어.
현실에선 핸디엄처럼 대단한 생산 역량을 갖춘 곳까지도 브랜딩을 고민해야
한다. 가끔은 "내가 브랜드요."라고 주장하는 기세로부터 브랜드가 태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쇼미더머니
1차에 참가한다고 래퍼가
되는 것이 아니듯, 말로만
브랜드인 그런 곳이 오래가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시장에서의 브랜드란 결국 손님의 인정으로부터 오고, 손님의 인정은 결국 높은 품질로부터 온다. 말로만 스스로 브랜드인 고만고만한 친구들이 사라질 때쯤 핸디엄의 고민도 풀려 있길 바라본다. 이들은 커피를 잘 만드니까. 맛은 어떠냐고? 지금 핸디엄 커피를 마시며 원고를 마무리하는
중이다. 내가 이번에 마신
핸디엄 커피는 케냐 원두다. 로고 아래 테이스팅 노트에는 '건포도, 흑설탕, 다크 초콜릿'이라고만 쓰여 있다. 세련된 로고나 굿즈에 쓰일 법한 일러스트는 없다. 대신 쓰여 있는 대로 건포도와 흑설탕과 다크
초콜릿의 맛이 난다. 무엇
하나 과하거나 모자란 부분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품질 높은 글의 조건 중 하나는
작가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 작가가 전하려는 것만 남기고 작가는 원래 없던 양 있는 글을 쓰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인터뷰라 치면 인터뷰이의 말과 개성, 풍경 묘사라 치면 그 풍경만 독자의 머리에 남는
게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이다. 핸디엄 커피의 맛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글과 비슷했다. 테이스팅 노트에 쓰여 있는 대로의 맛이고, 그 이상의 캐릭터 플레이는 없다. 눈에 띄는 스파이스가 덜하다고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고민과 실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 맛을 구현하기 위해 핸디엄이 해온 노력은 간단하지도
않고 짧지도 않다. 현실의
생산은 1단위와 10단위와 100단위에서 모두 다른 변수가 터지고, 핸디엄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워터 드립 대량생산에서
자신들만의 설비와 노하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마시는 커피에서까지 그 치열한 고민을 느껴야 할까? 그 모든 '브랜드 스토리'를 개별 소비자가 일일이 다 알아아 할까? 커피는 맛있으면 되는걸. 핸디엄 커피는 말없이 훌륭하고, 나는 그런 걸 품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 ![]() 에디터 박찬용 @parcchanyong 분석적이면서도 읽는 맛이 살아있는 글을 쓰는 잡지 에디터. 《에스콰이어》 등에서 일하며 라이프스타일 업계를 취재하고 페이지 만드는 일을 해 왔다. 에디터 업무 내내 식당 취재가 업무의 일부였다. 《첫 집 연대기》 등 책을 4권 냈다. 지금은 각종 매체에 칼럼을 쓰며 《요즘 브랜드 2》를 준비하고 있다. 포토그래퍼
송시영 @siyong.song
지금 한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젊은 사진가 중 하나. 레드벨벳, 트와이스, NCT 등 K-팝
아티스트의 앨범 커버나 화보 작업을 다수 진행했다. 《매거진 B》, 《신세계
빌리브》 등 에디토리얼 작업도 부지런히 병행한다. 📍 서울 서대문구 : 마더린러 베이글 메뉴 선택을 잘 못한다. ‘뭐 먹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말문이 막힌다. 맛없는 걸 고르면 어쩌지 고민하다 결국 잘 고르는 사람의 뜻에 따른다. 하지만 마더린러 베이글에서 베이글과 크림치즈 조합을 선택할 때만큼은 망설임이 없다. 뭘 골라도 맛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고소한 에그 베이글에 썬 드라이드 토마토 크림치즈의 조합도, 블루베리 베이글에 달콤한 허니월넛 크림치즈의 조합도 좋다. 향긋한 시나몬 베이글에 올리브 크림치즈 조합은 매일이라도 먹을 수 있다. 마더린러 베이글 사장님은 뉴욕에서 베이글을 배우셨고, 유태인식 정통 베이글 생산 방식을 따르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베이글의 쫀득함이 남다르다. 크림치즈의 점도도 맛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그 차이를 느껴가며 먹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쓰다 보니 베이글이 먹고 싶어져 지금 주문하려 한다. 공장 탐험에서 받아온 콜드브루와 같이 먹어야지. 이번 탐험 담당자 - 아리아나 벤티☕ 요기요 콘텐츠 마케터.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요기요에 온 지 2년째.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면 벤티 사이즈도 거뜬하다. 음식 외에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요기레터 소식📑 ![]() 돌아온 요기 한 줄 요기레터 애독자분들을 위한 '요기 한 줄' 이벤트가 돌아왔습니다💁 1️⃣ 요기레터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캡처 & 표시 2️⃣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피드에 업로드 📌필수 태그: @yogiyo_letter #요기요 #요기레터 #요기한줄 다섯 분께 ☕핸디엄 콜드브루 커피원액 케냐 500ml를, 열 분께 🎁요기요 1만원 쿠폰을 드려요. ◾ 기간: 10/6(수) - 10/13(수) ◾ 발표: 10/15(금) *인스타그램 DM 통한 개별 발표 📌 요기레터 인스타그램 요기로 구경하러 오세요! 📌 오늘 레터 어떠셨어요? 여러분의 소중한 피드백을 기다립니다. 피드백을 남겨주신 분들께 추첨을 통해 요기레터 x 소소문구 굿즈를 보내드려요. 요기요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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